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 줘>는 회귀물 뒤 숨은 K-막장 드라마?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 줘>는 제목 자체가 자극적이다. 부인이 다른 여자에게 결혼해 달라는 건가 싶었다. 이게 말이 되나? 싶은 드라마였다. OTT를 통해 보기 시작했다. 회귀물이었다. 사실 이 드라마를 안 보려고 했다. 그 유명한 '재벌집 막내아들'때문이었다. 국밥집 막내아들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용두사미 결말로 시청자들이 많이 실망했었다. 또 이런 드라마를 꼭 봐야 하나 싶었다. 하지만 이게 무슨 일인가? 1화부터 눈을 사로잡았다. 어릴 때 친구였던 친구남편과 불륜이라서 그랬던가?
욕하면서 본다는 막장 드라마적인 코드가 있어서였을까? 막장드라마는 출생의 비밀, 고부갈등, 삼각관계, 불륜, 청부폭행 등의 코드들이 얽히면서 자극적이고 비상식적으로 전개되는 드라마라고 한다.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라고 한다. 근데 이 드라마는 '출생의 비밀' 빼고 다 나온다. 근데 묘하게 '회귀물'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막장 코드는 숨겨져 버렸다. 원작의 웹소설은 어떤 내용으로 진행되는지 모른다. 드라마 자체가 보아서는 그렇다는 것이다.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 줘>는 10년 전으로 회귀함으로 이제 강지원(여주)은 박민환(남주)과 결혼만 하지 않으면 된다. 인생 2회 차에서는 지원(여자주인공)이 아직도 타고난 성품이 있어 정수민(여주)을 외면하지 못한다. 하지만 여주가 2회 차 인생에선 머뭇머뭇거리면서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 인생 1회 차에서 보인 정수민(서브여주)이 '아주 못됐었구나' 하는 걸 인지한 순간부터 여주가 각성하게 된다. (스포일러 될까 봐 줄거리를 말할 수가 없다.)
이 맛에 드라마 보는 것 같다. 초기엔 고구마 전개인가(?) 했더니 최근화엔 사이다 전개로 바뀌었다. 그 덕분인지 10회 전국 시청률이 10.7%, 수도권 11.7%를 기록했다. 옆나라의 애니만 가득한 OTT에서 상위에 랭크됐다.
용두사미의 드라마로 트라우마가 크다. 현재 '회귀물' 중 성공하는 드라마가 되었으면 한다. 남은 6회 결말도 개연성 있는 결말이길 바란다. 본래 웹소설 원작가가 원작의 취지에 맞게 유종의 미가 됐으면 한다. 좀 웃기지만 치유의 길이 열어달라.
성공드라마 공식 중에 '95퍼센트의 상투(클리셰)'와 5퍼센트의 신선함'이 만나야 대박 시청률이 나온다고 한다. 95%의 K-막장이라는 클리셰에 5퍼센트의 신선한 '회귀물' 만났으니 시청자들도 만족할만한 결말로 끝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