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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고전/도전 목민심서5>

연못池 지킴이 2024. 2. 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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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부임육조: 제배, 치장, 사조, 계행, 상관, 이사 

 

상관:관부에 부임하는 것을 말함.(부임지 도착)

 

 

ㅣ해석

* 1) 부임지에 도착하는 날을 반드시 택일할 필요는 없다. 다만 비가 올 시는 날이 개기를 기다려 부임함이 좋을 것이다.

* 2) 부임하게 되면 관속(官屬) (고을에 소속된 아전)들의 인사를 받는다.

* 3) 인사하고 물러가면 단정히 앉아서 백성을 다스리는 길을 생각한다. 

* 4) 너그럽고 엄정하고 간결하고 치밀하게 계획해서 시의(時宜)에 알맞도록 하고, 이를 스스로 굳게 지켜 나가야 한다.

* 5) 이튼날에 향교에 가서 알성하고 이어 사직단에 가서 삼가는 마음으로 봉심한다

 

ㅣ음

上官에는 不須擇日이니 雨則待晴이 可也니라.
상관에는 불수택일이니 우즉대청이 가야니라


乃上官 하여 受官屬參謁이니라.
 내상관하여 수관속참알이니라.


參謁旣退면 穆然端坐하여 思所以出治之方이니라.
참알기퇴면 목연단좌하여 사소이출치지방이니라.


寬嚴簡密하고 預定規模하되 唯適時宜요 確然以自守니라.
관엄간밀하고 예정규모하되 유적시의요 확연이자수니라.


厥明에 謁聖于鄕校하고 遂適社稷壇하여 奉審唯謹이니라.
궐명에 알성우향교하고 수적사직단하여 봉심유근이니라.

 

ㅣ한자 뜻

* 참알(參謁):상관을 찾아 뵙는 것.  *穆(부드러울 목): 부드럽다/온화하다/ 가만 생각하다 *시의(時宜) : 시대에 맞는 것.

* 궐명( 厥明): 이튿날 *  厥( 그 궐): 그것의, 그 여자의, 그의   

* 알성(謁聖): 성인을 뵙는다는 뜻. 여기서는 참배하는 것을 말함. * 謁(뵐 현):뵈다/ 아뢰다

* 適(알맞을 적): 알맞다/가다/ 마침/ 우연히  * 遂 (이룰 수): 이루다/ 하다 /성취하다/나아가다/드디어/마침내/결국

* 사직단(社稷壇): 사는 토지의 신, 직은 곡식의 신이며 이 두신을 제사 지내는 단을 말함. 

* 봉심(奉審) : 왕명을 받들어 능이나 묘를 보살피는 일. * 審(살필 심): 살피다/ 듣다/자세히 하다  * 謹(삼갈 근): 삼가다 

 

ㅣ여러 생각

 

 정약용 선생은  앞서 보듯 미신에 대해 믿지 않으셨다. 택일 같은 것도 안 하고 오로지 천재지변인 날씨만 고려했다. 애초에 아전들의 비웃음거리가 될 만한 어리석은 행동 자제하라고 한 것이다. 그리고 임금이 계시는 대궐을 향해 망궐례 드리고 앞으로 일할 부하들과 상견례한 것이다. 관엄간밀의 태도는 견지하며 백성들에게 어떻게 애민 할지를 고민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정약용 본인 유학자이고 성리학의 토대 조선인지라 공자를 모신 사당이 있는 향교에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ㅣ이사(莅事): 부임 후 첫 사무 처리 

ㅣ해석

 

*1) 이튿날 새벽에 자리를 펴고 공무에 임한다.

*2) 이날 선비와 일반 백성들에게 영을 내려서 마음에서의 병폐를 묻고 여론을 수립하도록 한다.

*3) 이 날에 백성들의 소장이 있다면 판결을 간결하게 하라.

*4)  이날 명령을  내려 몇 가지 일을 백성들과 약속하되 바깥 문설주에 특히 북 한 개를 달아놓도록 하라.

*5) 관청의 일에는 기한이 있는데 기한이 신뢰성이 없으면 드디어 백성들이 법령을 가볍게 여길 것이므로 기한은 신뢰

     할 수 있게 지켜지지 않으면 안 된다.

*6) 이날 책력에 맞게 적은 책자를 만들고 모든 일의 정해진 기한을 기록해 잊어버림이 없도록 하라.

*7) 그 이튿날 늙은 아전을 불러 그림 그리는 화공(畵工)을 모아 고을의 지도를 그려서 벽 위에 게시하라.

*8) 도장의 글씨는 마모되어선 안 되고, 도장대신 서명(화압)은 대강해서도 안 된다.

*9) 이날 나무 도장을 몇 개를 파서 여러 마을에 나누어주도록 한다.

ㅣ음

厥明開坐하고 乃莅官事니라.
궐명개좌하고 내리관사니라.

是日에 發令於士民하여 詢瘼求言이니라.

시일에 발령어사민하여 순막구언이니라.

是日에 有民訴之壯어든 其題批宜簡이니라.

시일에 유민소지장어든 기제비의간이니라.

是日에 發令以數件事하여 與民約束하되 遂於外門之楔에 特縣一鼓라.

시일에 발령이수건사하여 여민약속하되 수어외문지설에 특현일고라

官事有期니 期之不信이면 民乃玩令이니 期不可不信也니라.

관사유기니 기지불신이면 민내완령이니 기불가불신야니라.

是日에 作適曆小冊하여 開錄諸當之定限하여 以補遺忘하라.

시일에 작적력소책하여 개록제당지정한하여 이보유망하라.

厥明日에 召老吏하여 令募畵工하여 作本縣四境圖하여 揭之壁上하라.

궐명일에 소노리하여 영모화공하여 작본현사경도하여 게지벽상하라.

印文은 不可漫滅이요 花押은 不可草率이니라.

인문은 불가만멸이요 화압은 불가초솔이니라.

是日에 刻木印幾顆하여 頒于諸鄕이니라.

시일에 각목인기과하여 반우제향이니라.
 

 

ㅣ한자뜻

* 莅(다다를 리) * 개좌(開坐) :관원이 출근하여 사무를 보는 것. *순막(詢瘼 ):병폐가 되는 일을 묻는 것. *제비(題批) : 소송의 판결문. *완령(玩令):법령을 우습게 여김.

법령을 우롱한다는 뜻. 

*적력소책(適曆小責):책력에 맞는 작은 책자. *사경도(四境圖):관할 지역을 그린 그림. *인문(印文) : 도장의 글씨.

*詢(물을 순)  *瘼(병들 막) * 批(비판할 비): 비평하다/때려잡다/바로잡다 * 縣(고을 현)  * 玩(장난할 완)

* 頒(나눌 반): 나누다/ 널리 알리다

 

ㅣ여러 생각

1)~3) 부임 후 바로 새벽부터 일하는 목민관 자세를 엿보인다. 다산(정약용)식 그간 쌓인 폐단을 깨는 개혁조치를 보게 된다. 우선 선비와 백성들에게 순막(병폐)에 대해 여론을 살피는 것이다. 이 지역엔 어떤 문제가 있는 살펴보는 일이다. 가장 좋은 일이 그곳에 사는 상위층인 선비와 일반 백성들의 얘기를 들어 보는 것이다. 병원에서 의사가 진단 내리기 전에 여러 가지 검사를 받는 것과 같은 것이다.

 

 조선시대 행정의 큰 줄거리전정(국가 재정은 전세와 대동세의 수취를 의미), 군정(군사 관련 업무/군적/군포), 창정( 수취한 각종 물품을 창고에 보관·출입/ 향리직 내 서열 3위), 요역(노동력동원 수취제도/토목공사 동원), 호적(조세 부과 징수 기초자료), 진휼( 재난을 당한 기민(飢民)이나 재민(災民)을 구제)  등이었다. 이런 것들을  지방의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는 작업이 개혁의 시작이다라는 것은 보여준다.

 

 위 분야들에서 병폐를 청취 후 어느 정도 해소가 될 수 있다. 자연스레  3)의 예처럼 백성들이 고소장을 작성할 일이 없게 될 것이라는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고소장 작성하려면 과정이 쉬어야 한다는 것이고 간결하게 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현재도 그렇지 않은가? 어려운 법률 용어로 법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는가? 물론 과거에 비해 나아졌다고 하지만 법률 서비스받으려면 상당한 액수와 지식이 뒤따라야 하지 않는가? 하물며 조선시대는 법률 서비스가 가당키나 했을까?  

 

 관청 바깥문에 북 달기. 신문고 제도 언급하고 있다. 백성들과 약속하고 북 달아 놓기다. 부당함을 알리고 해결해 달라는 신호로 사용하는 것이다. 한국사를 배우고 처음으로 이게 말로만 듣던 신문고라는 것을 알게 됐다. 실제 이렇게 사용됐구나 싶다. 신기하다. 

 

 '청사진' 중요성 언급한다. 앞으로 계획을 일목요연하게 작성하는 것이다. 목민관이 관청의 큰 그림을 그려놓고 그의 맞춰 일과표, 월중행사표, 연중행사표 증을 세밀하게 작성하라는 것이다. 관청의 기한 작성은 매우 중요하다는 다시 보여준다. 백성들과 신뢰가 깨뜨리지 않고 정해진 기간대로 일을 진행하는 것이다. 지금으로 따지면 선거 때 내놓은 공약을 하나하나 실천함으로 국민들에게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애인관계에만 성립되는 게 아니다. 눈앞에서 계속 보이고 익숙하게 만들고 끝없는 얘정이 필요하다. 그 지역의 사정을 소상하게 아는 아전에게 물어서 고을 지도를 그리게 하는 일이다. 목민관이 당연히 알아야 한다. 마치 컴퓨터를 만드는 회사 사장이 한 지역의 학교를 상대로 컴퓨터를 팔기 위해 그 지역 학교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컴퓨터 회사는 어디 것이고 얼마짜리고 언제 교체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세일즈 포인트 될 것이다. 물건 팔 상대에 대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목민관으로서 지방행정도 마찬가지다. 전체지도를 가지고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가 지역에 많이 발생하고 있기에 어떻게 할까? 수해 빈번 지역, 산사태지역 등 자연재해 대비용으로 한눈에 볼 수 있다. 심지어 CCTV설치로 범죄나 교통사고 등 예방조치도 세울 수 있다. 지역 지도가 인테리어가 아니라 실제 지역구석구석을 세심하게 살피며 민생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된다. 다산 정약용 선생께서는 정말 디테일의 끝판왕이셨다. 도장 마모정도까지 언급하고 그걸 해당 고을마다 나눠주는 일까지 신경 쓰셨다. 

 

“목민관이 백성들을 대함에는 반드시 민생을 먼저 한 뒤에 교화하고 이후 학업을 익히게 해야 한다(君子之於小民也 必先養而後 敎而後焉).”

 

이사 편에서 다산이 주자(朱子)가 수령으로 부임했을 때 어떤 정치를 했는지를 예를 들어 목민관이 해야 할 세 가지 원칙을 말했다. 먼저는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이고 둘째 백성들이 바른 길로 나아가는 교화, 끝으로 배우는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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